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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정말 힘들다는 생각만 할지 몰라도 나중에 지나고 보면 좋은 추억들만 남게 됩니다.
조회 : 40   추천 : 0
  작성일 : 19-10-02


 제 부끄러운 과거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고3 수능 때 언어 5등급이라는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원래 제가 언어부문에서 약했던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고, 그렇게 4등급까진 받아보았지만 5등급이라는 것을 처음 받아본 것이 수능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에 와서야 드는 생각이지만 생각하면 4등급이나 5등급이나 별다른 차이는 없었을 거라고 봐요. 언어는 그렇게 절 배신했고, 원래부터 믿어오던 사탐의 배신이 겹치고 그저 그렇게 나온 수리와 외국어 점수..

 전 그 성적표를 들고 집에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조금이라도 엄마와의 대면을 피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1시간 20분 동안 학교를 향해 걸었습니다. 그 성적을 가지고 어떻게든 대학을 가보겠다고, 재수는 절대 안할 거라며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학교들에 원서를 넣었습니다. 떨어지면 ‘재수’라는 무서운 현실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소심해졌던 저는 소위 ‘안전빵’만을 노렸고 합격통지서도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가족들의 재수 권유와 제 꿈에 대한 여러 고민은 결국 제 스스로 재수를 결심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재수생활…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힘든지를 몰랐습니다. 아니, 힘들게 하지를 않았습니다. 그저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듣고, 자습시간이 되면 자습을 하고, 12시가 되면 방에 가서 자고, 아침 6시 반에 기상해서 체조를 하고 다시 재취침하다가 7시 20분이 되면 일어나서 부랴부랴 아침을 먹고 반으로 들어오고.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제 룸메 한 명과 했던 철없던 대화도 생각이 납니다. “생각보다 재수생활은 별로 안 힘든데?”

 저런 생활을 저는 4월 초까지 해왔습니다. 그렇게 안이하게 지내던 4월 초, 엄마와의 통화는 제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 때가 학원에서 처음으로, 재수하면서 처음으로 펑펑 울었던 날이었습니다. 제가 아무 생각 없이 버린 한 달이, 부모님께는 그 어떤 시간보다 끔찍한 시간이셨던 것입니다.

 그 날 이후로 저는 몸이 안 좋은 날을 빼곤 매일 6시 반에 기상한 후, 재취침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난 열심히 공부하는데 왜 성적은 나에게 내 노력에 대한 보답을 해주지 않냐’는 생각만 들어 혼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었습니다. 울기도 많이 울었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우는 횟수가 더 늘어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울다가 공부하고 울다가 공부하고를 반복했습니다.

 다시 공부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공부한 대가로 고3 수능보다는 더 좋은 점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인 건 바로 언어였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언어 5등급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3월에 한 언어선생님께서는 저에게 “넌 언어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어.”라는 얘기까지 하신 상태였습니다. 재수 기간 동안 언어 점수가 현역 때 보다 오른 것은 분명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9개월 내내 듣고 살았던 소리는 “넌 언어가… 심각하네…” 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시험에서의 처음 1등급을 받게 되었습니다. 바로 수능에서. 가채점을 하고도 믿기지 않아 다시 채점을 했습니다. 아직도 제 친구들은 그런 저를 보면서 놀랍니다. 어떻게 5등급에서 1등급으로 갈 수가 있냐고, 그것도 언어영역에서. 뭔가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려면 언어등급을 올리는 방법을 알려드려야 할 것 같지만… 솔직히 제가 언어 선생님들처럼 나만의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도움이 될 만한 말은 못 드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말만은 하겠습니다. 정말 식상한 얘기이겠지만… 언어,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끝까지 안고 가세요. 3월에 저에게 언어 전반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신 선생님에게서 클리닉을 받고 난 뒤로 저는 매일매일 언어영역 공부를 하였습니다. 매일매일 하루치 분량을 정해놓고 공부했습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점수 변동에도 불구하고 언어만은 놓지 않았습니다. ‘난 역시 안 되나 봐… 내가 무슨 언어 1등급을 바래…’ 이런 생각을 가지면서도 저는 언어영역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 결과가 언어영역 1등급이었던 것입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당연한 언어 1등급이겠지만, 저에게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사회탐구영역은 정말 수업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공부하면 아는 것만 계속 알게 되고 모르는 것은 계속 모르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분명 고등학교에서 최소 2년 동안은 배웠던 과목들인데 새로 알게 되고 다시 배운 개념들이 되게 많았습니다. 사탐은 선생님들께서 워낙 복습을 철저히 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결국 수능에서의 사탐 성적도 매우 흡족하게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리와 외국어는… 역시나 그저 그렇게 나왔습니다. 여러분들은 골고루 다 열심히 공부하셔서 수능 때 전 과목 좋은 성적 받으시길 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하고 싶던 한 마디를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재수, 삼수, 혹은 그 이상의 노력을 하는 것 때문에 남들보다 사회생활 몇 년 뒤쳐졌다고 생각하시나요?”
저 또한 그런 생각으로 재수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반대의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물론 하고 싶어 하던 공부를 일찍 할 수 없었다는 측면에서는 아쉬운 것이 사실이지만 그 외적인 것에서는 그보다 큰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광주에서 태어나 19년간 광주에서 가족들의 곁을 떠나본 적이 없는 제가 9개월간 춘천이라는 외딴 도시에서 지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저는 아주 조금이나마 자립심을 키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글을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이 보거나 학원 선생님들이 보신다면 ‘네가 무슨 자립심을 키웠냐고, 매일 징징대기만 했지’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제 나름의 마음가짐의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가장 좋았고, 평생 간직하며 살 나의 친구들!! 전부 각자 다른 곳에서 태어나 헤븐스터디라는 곳에 다 같이 모인 건, 바로 운명이고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나게 된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고 맘이 맞는 친구들이 그렇게 많이 생긴 건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지금 시련의 시기를 겪고 있다는 생각은 조금씩 접어가고 긍정적인 생각을 그 자리에 채워가길 바랍니다. 지금은 정말 힘들다는 생각만 할지 몰라도 나중에 지나고 보면 좋은 추억들만 남게 됩니다.


 제발 이 글이 힘들게 공부하고 있을 학생 여러분들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후회 없는 재 공부 시간이 되도록 열렬히 응원하겠습니다. 여러분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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