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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어떻게 공부했는가? 에 대한 것부터 시작합시다
조회 : 19   추천 : 0
  작성일 : 19-05-10


 다른 얘기는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원래 ‘합격수기’라는 것은 자기의 진솔한 경험을 적어서 그 글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과정과 성공비결을 명확히 알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즉 ‘진실을 적는 글’ 이지요. 하지만, 그곳에 남아 계신 선생님들이나 혹은 그곳에 다시 들어간 사람들에게 물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계속 다른 책 가지고 들어가서 보고(여기서 다른 책이라고 해서 뭐 소설이나 만화는 아닙니다. 책 제목을 밝히자면 ‘오리엔탈리즘’, ‘마르크스 평전’, 뭐 이런 책들입니다.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시험보지도 않는 과목 공부(e.g. 스페인어, 윤리, etc.)나 하고, 놀기만 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사실 그대로 적어 버리면 여러분들로 하여금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없는 인식을 심어 줄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혹 진실성이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곳에 계신 선생님이나 나기주 학우에게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으음. 그러면 우선 ‘어떻게 공부했는가? 에 대한 것부터 시작합시다. 재작년, 그러니까 제가 고3때 수능에서 저는 아마 언/수/외 등급이 1/4/2 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표준점수나 백분위는 기억이 나지 않네요.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수학이 저의 발목을 잡았던 것이었죠. 비단 수능뿐만이 아니라, 제가 초/중/고 12년 동안 계속 제 성적을 깎아먹던 것이 수학이었습니다. 그러고서 대학 합격에 실패하고 헤븐스터디에 들어왔습니다.
 
헤븐스터디에서, 그 강사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저는 여름휴가 전까지, 그러니까 2~7월의 오랜 기간 동안 고등수학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으음. 좀 양심에 걸리는군요) 학원 측에서도 정규 수업을 제외한 특강이나 보강과 같은 수업에서는 항상 고등수학 수업을 했습니다. 그것은, 즉 수학I 을 잘 하기 위해서는 그 기초인 고등수학 부분을 확실히 알고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학 I만 1년 내내 해도 어느 정도 성적이 나오기는 하겠지만, 그것은 마치 사상누각과 같아서 언제 떨어질지 모를 성적입니다. 지금 학원의 수학 수업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작년의 저와 같이 수학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께는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수학 고등수학 부분을 공부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살짝 다른 과목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요. 통상적인 얘기입니다만, 외국어는 매일매일 조금씩 하는 게 효과가 가장 크다고 봅니다.  듣기는 학원에서 아침에 매일 틀어 줄 테니 그것만 꾸준히 하셔도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학원 외국어 수업의 대부분은 어법/어휘를 할 텐데, 최근에는 어법을 쉽게 내고 독해 부분을 어렵게 하는 추세라서 어법은 기본적인 것들(예를 들어, 능동/수동, 주어의 단/복수, 시제 등)을 확실하게 다지는 편이 낫습니다.
 
언어와 사탐은……. 제가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언어나 사탐을 제대로 공부하질 않았어요. 그냥 심심할 때 재미로 한 권 통째로 풀고 그러던 식이었거든요. 솔직히 저는, 언어는 그냥 읽고 문제에서 하라는 대로 풀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여러분 모두 한국어 다 아시잖아요. 지문 읽고, 보기 있으면 보기 읽고, 문제에서 찾으라는 거 찾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종종 보면 선생님들 중 어떤 분은 단락별로 주제를 정리한다던가, 소설에서 인물들에 동그라미를 친다던가, 그렇게 하라는 분이 계신데, 하실 분은 하세요.
 
사탐은, 저 같은 경우엔 국사, 세계지리를 했습니다.  자랑 같지만, 저는 이 역사 or 지리 부분에 있어서는 나름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저에 대해서, ‘3분 만에 국사 시험을 다 풀고 자더라.’ 라는 말을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단지 그 시험이 너무 쉬웠을 뿐이었어요. 평소에는 조금 더 걸렸습니다.
8월에 여름휴가를 갔다 오고 나면, 그 뒤부터는 문제의 양으로 승부하는 시기입니다. 이때쯤 되면 EBS 파이널 문제집이 나오고 학원서도 사설 문제집 많이 사서 돌릴 거예요. 사탐 문제집은 한 서너 시간이면 한 권 다 풀 만한 분량이니 논외로 하고, 국어/영어/수학은 매일 한 회씩 풀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여러분들 중에 사 놓은 문제집 100% 다 푸는 사람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수능치기 직전에 문제집 다 못 풀었다고 마구 풀지 않으셔도 상관없어요.
한 11월 정도가 되면 퇴소가 다가오면서 마음이 풀어지고 공부도 잘 안 될 겁니다. 그 때는, 무리해서 공부하려기보다는 컨디션 조절이 우선입니다. 수능 시간에 맞춰서 생활하는 연습을 하시고, 전체적인 정리와 더불어 틀린 문제들을 다시 보는 게 좋을 것입니다.

뭐 공부는 이정도로 하고, 생활하는 부분으로 넘어갈까요. 일반 학원과 달리, 기숙학원은 24시간 내내 학원에 상주하는 체제이기 때문에 공부 못지않게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 역시 중요한 요소입니다. 몇몇 개념 없는 사람들로 인해 그 반 전체가 피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말이지요.
재수하면서 친구 사귀는 짓은 망하는 길이라는, 이런 속설이 있더군요. 근데 이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최소한 기숙학원에서는요. 같은 반, 게다가 숙식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는 친해지지 않을 수 없어요. 정말 극도로 무례하고 눈치 없고 개념이 없는 사람(이 조건을 다는 이유는 작년에 그런 사람이 반에 있어서 그렇습니다)이 아닌 이상은 다 친해집니다. 게다가 여타 기숙학원과 달리 헤븐스터디와 같이 인원수가 적은 학원은 더욱 그렇습니다.  단, 그 친구들과의 관계에 휩쓸려서 공부를 소홀히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말입니다.
덧붙여서, 헤븐스터디 규율 중에 ‘이성간 대화 금지’ 라는 게 있던 거 같은데, 그건 좀 지나치다고 생각하고, 여러분들이 이 글을 보고 있을 때쯤이면 이미 사문화된 규정이 되어 버렸겠지요. 하지만 이성간의 지나친 교제는 절대금물입니다. 뭐, 공부와 교제 둘 다 매진할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한 번 해 보세요. 뼈저리게 후회합니다.

나머지는 뭐…… 헤븐스터디가 입지한 곳이 첩첩산중이라 접근성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시설도 좋고 자연환경도 좋은 곳이라 공부에 열중하는 데는 최선의 환경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치 산 속 절에 들어가서 도를 닦는 기분이랄까요.
 
그리고 학원에서 있는 동안 한 시간도 빼놓지 않고 수능공부만 하려는 사람들이 몇 있는데, 그러면 머리가 망가집니다. 머리가 망가진다니 좀 거친 표현이긴 하지만, 수능공부 이외의 다른 공부도 필요합니다. 물론 수능공부가 주가 되어야 하지만, 틈틈이 다른 공부를 해도 머리를 식히는 차원에서 괜찮다고 생각해요. 이왕이면 자기가 가고자 하는 학과와 관련된 공부면 더 좋겠지요. 이건 절대 제가 ‘오리엔탈리즘’ 등의 책을 본 걸 정당화하려는 게 아닙니다. 연대 물리학과 간 김용규 학우도 평소에 ‘Elegant Universe' 등의 책을 보고 다녔어요.

아, 하나 더. 웬만해선 학생부로 끌려갈 일은 하지 마세요. 들키지 않으면 상관없는데, 들키면 골치 아파집니다. 학교에서도 그렇고 학원에서도 그렇고, 어떤 일이 학생부와 연관되면 해결도 어렵고 괜스레 일이 커집니다. 하지 말라는 짓은 되도록 하지 마시고, 하려면 들키지 않게 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어떤 녀석처럼 숨겨 들여온 핸드폰에 걸려온 학생부 선생님 전화를 받는다던지 하는 바보 같은 짓을 해선 안 됩니다.

여기까지, 열심히 주절거려 보았습니다. ‘고대 갔다고 자랑하면서 쓴 거 아니냐’ 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몰라서 하는 말인데, 웬만하면 사실에 기반을 두어서 썼어요.
그리고 대충 들으니 여러분들 중 대다수가 고려대보다 연세대를 목표로 삼으신 분들이 많은 모양인데, 솔직히 연대 별거 없어요. 제가 고대생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서울대가 아니면 고대나 연대나 그닥 별 차이 없습니다. 뭐, 연대가 더 세련되어 보인다느니 하는 속설들이 있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러니, 고대로 좀 많이 와 주세요. 외출 때 고대 구경하시겠다는 분들은 안내해 드릴 용의가 있습니다.

이상으로 이 이상한 글을 마치겠습니다. 이 글에서 참고가 될 만한 부분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여겨지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글을 열심히 읽고 참고하세요.

마지막으로 당부드리고 싶은 점은, 어떠한 상황이든 절대 과도하게 긴장하지 말라는 점입니다. 천하 태평한 태도가 차라리 낫다고 생각해요. 긴장은 눈에 보이던 것도 시험 때에는 보이지 않게 하는 마약과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두들 열심히 노력하셔서 이번 수능에서 대박 나시고, 모두 원하는 학교, 학과 가시길 바랍니다. 고대 오시면 환영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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